이야기꾼의 책공연 [징검다리 도서관]이 소개되었습니다.

by 관리자 posted Aug 2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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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의 책공연 [징검다리 도서관]이 조선일보 기업 사회공헌면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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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 화상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 "책 공연으로 치유해요"

  • 용인=김경하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 입력 : 2012.08.20 16:04


    한강성심병원 책공연
    전국 10개 병원 공간 마련… '징검다리 도서관' 만들어 
    책 공연·도서 기부 활동… 심리적 안정 돕기 나서

    공연 전문 사회적기업 '이야기꾼의 책공연'이 아주 특별한 관객을 만났다. 화상을 입은 병원 아이들이다.

    지난 9일 오전 경기 용인의 홈브리지 힐사이드 호스텔.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동과 청소년 60명의 눈이 초롱초롱했다.

    "자, 여러분. 손가락을 한 번 꼼지락꼼지락. 머리에 한 번 가져가 볼까요?"

    배우 두 명이 무대로 나와 몸 풀기 공연을 시작했다. "이번엔 어깨. 다리. 발…. 옆 친구 겨드랑이." 배우들의 율동에 맞춰 옆 친구의 겨드랑이를 간질이자 여기저기서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어 '낱말공장나라'이라는 책공연이 본격 시작되자 주변이 조용해졌다. "낱말 사세요. 낱말 사세요. 낱말이 50% 세일." 낱말 공장 나라에서는 돈을 주고 산 낱말을 먹어야만 말을 할 수 있다. 흰 고깔모자를 쓴 배우는 '낱말공장나라'라고 적힌 종이를 잡으려고 관객석을 휘젓고 다닌다.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배우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한강성심병원 책공연은 ‘낱말공장나라’(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를 각색한 내용이다. ‘낱말공장나라’는 돈을 주고 낱말을 사야만 말을 할 수 있는 나라의 이야기다. /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제공

    이날 이뤄진 책공연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교보생명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와 함께 마련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징검다리 도서관' 중 하나다. 심리적으로 지친 환자와 보호자들의 정서 활동을 돕겠다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2012년 전국 10개 지역 병원을 시작으로 출발한 '징검다리 도서관'은 몇십억원짜리의 큰 도서관이 아니다. 병원 내 공간을 활용한 작은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완공된 후 문학 치유 프로그램과 함께 책공연이 진행됐다.

    책공연은 책 내용을 바탕으로 한 시간짜리 연극으로 각색해 보여주는 공연이다. 연극과 달리 배경음악이 단순하다. 이야기꾼의 책공연 김형아 대표는 "책공연은 관객을 직접 찾아가는 데다 관객들의 상상력을 더 높이기 위해 음향효과를 최대한 간소화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한강성심병원은 화상 전문 병원이라 빨간색·주황색 등 불과 관련된 색은 모두 피해달라는 병원 측의 요청에 따라 공연을 위해 배우들이 모든 소품과 의상을 초록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무대와 관객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 그만큼 관객의 몰입도 높다. 이날도 공연 중간에 배우 한 명이 상자를 갖고 객석으로 내려왔다. 아이들에게 상자에 손을 넣으라는 손짓을 하자 한 아이가 손을 집어넣은 채 종이를 먹는 연기를 한다. 하나, 둘, 셋. 아이의 입에선 "똥"이라는 말이 나왔다. 객석에선 순식간에 웃음이 터졌다. 환자라는 아픔도, 고통도 잊는 순간이었다.

    한강성심병원 사회사업팀 황세희 계장은 "화상 환자들은 흉터가 남기 때문에 물리적 치료가 끝나도 어려움을 겪는다"며 "작년엔 개그콘서트 사이버 수사대팀이 재능 기부를 해줬는데, 올해엔 책공연으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공연이 끝난 후 스태프가 몰래 준비한 케이크를 들고 나오자 아이들의 눈이 집중됐다. 이날 생일을 맞은 김경민(12·정발초 6)군을 위한 특별 이벤트였다. 김경민군은 "책공연이 단순한 건 줄 알았는데, 너무 재밌었어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강성심병원 외에도 부산 참편한요양병원, 부산 인창병원, 울산 소망요양병원, 강동 경희대학교병원 등에서는 어르신과 치매환자를 위한 책공연이 진행됐다.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책공연을 관람한 환자 및 관계자들은 대부분(85%) "만족했다" "흐뭇했다" "기뻤다" "행복했다" "희망찼다"라고 답했다. "꼭 다시 방문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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