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우리의 ‘삶’ 그 자체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저희는, 사회적 기업 <이야기꾼의 책공연>입니다.
왜 모두들 ‘사’라고 하면 ‘죽음死’을 떠올릴까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태어난 이야기꾼의 책공연에게 死란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지난 4월 5일 999홀에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듣는 쇼케이스’는 2010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4회를 맞은, 신작 시연회 및 피드백을 받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3시라는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 특히나 화요일마다 신관에서 모임을 갖는 “북스타트” 팀에서 자녀들과 함께 오신 어머니들이 많아 여느 때보다 즐겁게 공연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꾼의 봉봉도 작년에 아기 엄마가 되어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답니다)
첫 번째 순서로는 2012년부터 이야기꾼에 합류한 반디와 나린의 이야기였습니다.
나린은 어릴 때부터 동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은 꿈을 꾸었다는데요, 이야기꾼의 “종이봉지공주” 에서 공주를 맡고 “청소부 토끼”에서 촌장 토끼를 맡으며 그 꿈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반디는 이야기꾼이 되어 그림책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나무”라는 책을 발견했고, 늘 일터에서 다른 이들에게만 책을 읽어주다가 이번엔 어머니께 책을 읽어드렸다며 이야기꾼의 일이 자신의 삶과 어떻게 함께 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이야기꾼으로서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순서로는 이야기꾼 문의 “제랄다와 거인” 을 선보였습니다.
공연 후에는 다함께 종이컵인형을 만드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어린이들은 만드는 재미를, 이야기꾼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종이컵을 재활용한 것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얻었지요.
세 번째 순서로는 이야기꾼 학9와 전9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야기꾼 내에 유일한 사내 커플(!!)이 아니라 연애 6년을 거쳐 결혼 7년차가 된 부부입니다. “젊어지는 샘물”이란 전래동화를 들려준 전9는 어렸을 때 이 동화를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야기꾼이 되어 읽으니 ‘어린이들이 자라나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 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이 좋아지려면 어린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요. 그것들을 위해서 이야기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하려고 하는 전9와 학9 부부의 이야기는 Keren Ann의 “Not Going Anywhere”를 부르며 마무리 되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두 사람은 늘 서로에게 따스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이야기꾼의 가족 같은 분위기는 부부 이야기꾼으로부터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번째 순서로는 이야기꾼 오묘와 핑, 요아의 “노란궁전 하품공주”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꾼의 모든 책공연이 그렇듯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인 이 공연은 이야기꾼 요아의 투입으로 색다른 옷을 입게 되었지요. 그 결과도 기립박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만족스러웠답니다.
공연 후에는 이야기꾼에서 공연한 작품들의 원작을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책을 받아 들고 곧장 읽는 모습이 어찌나 예뻤는지 모릅니다.
너무 자랑만 펼쳤나요?
공연 후 혹독한 피드백도 이어졌습니다. 끊임없는 책공연에 대한 질문, 이야기꾼이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꾼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조언, 이야기꾼의 향후 발전을 위한 격려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꾼의 네 번째 듣는 쇼케이스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쇼케이스는 단지 한 번에 거쳐 지나치는 행사일 뿐, 이야기꾼은 언제나 여러분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공연을 보여드릴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언제나, 이야기꾼의 삶(生)과 연결되는 일(事)이 될 것입니다. 귀한 시간 내어 참석해주신 관객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다섯 번째 쇼케이스에도 꼭 와 주실 거지요? 내년에 뵙겠습니다!